반도체 품질관리, 이제는 예측 게임입니다. 한 끗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승부처럼, 불량이 발생하기 전 먼저 감지하고 선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죠. 과거처럼 문제가 생긴 후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0.001%의 오차도 수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작은 실수가 수천억 원의 손실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반도체 회로 형성에 필수적인 포토레지스트(PR), 반사 방지막(BARC), 하드마스크(SOC) 등의 소재를 개발·공급하며, 품질관리 혁신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단순히 소재를 만드는 것을 넘어,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맞춰 품질 기준을 더욱 정밀하게 조정하고, 데이터 기반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디스플레이, 이미지센서 등 빛을 다루는 최첨단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예측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은 무엇일까요? 반도체 품질관리 직무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미래의 품질 엔지니어는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요?
이번 인터뷰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첨단소재 세종캠퍼스에서 품질관리 실무를 총괄하고 계신 신승환 PL님을 직접 만나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품질관리 트렌드부터 직무의 실제, 그리고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전문성과 태도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자, 이제 반도체 품질관리의 최전선으로 함께 가보시죠!
SK Careers Editor 21기 윤하영
저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품질조직 내 포토평가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승환 파트장입니다. 현재 품질관리(QC) 직무를 맡고 있으며, 리소그래피(Lithography)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 소재, 즉 포토레지스트(PR), BARC, SOC 등과 관련된 양산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평가실 내에 배치된 측정 장비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평가 인력들의 일정과 업무를 조율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기준에 맞춰 제품이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품질관리 활동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평가실에는 다양한 품질 측정 장비들이 있습니다. 이 장비들이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며, 동시에 장비를 운용하는 평가 인력들이 각자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제품 스펙을 충족시키기 위한 품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또한 품질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그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등, 품질 안정화를 위한 종합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QC 직무의 핵심은 생산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양산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품질 이슈를 조기에 감지해 대응합니다. 수집된 데이터는 단순히 확인용이 아니라,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공정 조건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데 주요 의사결정 근거로 작용합니다. 결국 저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품질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핵심 역할입니다.
QC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품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제품이 기준에 맞게 생산되고 있는지를 관리하는 데 집중합니다. 즉, 제품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의 품질을 책임진다고 볼 수 있죠.
반면에 QA는 보다 시스템적인 접근을 합니다. 고객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응하고, 품질 시스템을 구축해 전사적으로 품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예를 들어 ISO 인증을 준비하거나, 절차서와 표준 매뉴얼을 수립하고 관리하며,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외부 품질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QC는 공정 내 관리, QA는 전사 품질 시스템과 고객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구분됩니다.
일과는 아침 출근 후 메일 확인으로 시작합니다. 그날 진행될 주요 일정이나 품질 관련 이슈를 파악합니다. 이후에는 팀 회의에 참여해 평가실 운영 현황이나 품질 이슈, 고객 피드백 등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합니다. 회의는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차례씩 열릴 때도 많고, 그 사이에는 제품 품질 점검, 평가 인력 업무 조율, 장비 운영 상태 확인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합니다. 특히 장비는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예기치 못한 오류나 데이터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점검합니다. 평가실은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야간에도 긴급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해 협업 체계를 사전에 갖추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가장 밀접하게 협업하는 부서는 생산팀입니다. 저희 QC팀이 관리하는 품질 정보는 곧바로 생산 공정에 반영되어야 하므로, 실시간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고객 대응을 전담하는 품질보증팀(QA)과도 긴밀하게 협력합니다. 고객사로부터 피드백이나 요청 사항이 들어왔을 때, 저희 QC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QA팀과 긴밀히 협조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구개발팀, 양산이관팀과의 협업을 통해 함께 제품 개선이나 공정 최적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양이나 조건은 제품의 주요 특성과 관련이 있는데요,
어떤 제품은 두께의 균일성을, 또 어떤 제품은 광학 특성을 더 중요하게 보기도 하죠. 이러한 제품은 고객사와의 과제로부터 시작되는데요, R&D부서에서 요구 조건을 반영한 최종 레시피를 확정하고 양산이관팀과 함께 안정적인 양산을 위한 테스트 데이터와 품질 관리 방안을 셋팅하며 양산 준비를 합니다. 저희와 품질보증팀은 그에 맞춰 품질 기준을 셋팅하고 제품생산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품의 사용 목적과 특성에 따라 품질 관리 항목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연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꼼꼼함이 필요한 품질관리 업무가 제 성향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업이나 개발보다는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정확하게 관리하는 쪽이 저에게 더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 업무를 해보면서도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당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품질관리 업무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수치를 점검하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일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직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며, 다양한 팀과 소통하면서 공정 조건을 조정하거나 장비 설정을 변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영향으로 업무 방식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작업으로 하던 것들이 시스템화되고 있고,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까지 요구되다 보니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중요해졌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고객사의 장비와 당사의 장비 간 측정값 차이를 조율하던 때였습니다. 고객사는 반도체 완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이고, 저희는 PR(포토레지스트) 소재의 품질을 평가하는 쪽이다 보니, 사용하는 장비의 목적과 측정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측정값에 미세한 편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 작은 차이도 실제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고, 저희 역시 공급자로서 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평가 조건을 저희 쪽에서 파악한 후, 테스트를 반복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조정하면서 양쪽 데이터의 신뢰도를 맞췄습니다. 결과적으로 고객사의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을 구현했고,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어 ‘고객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진정한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죠.
과거에는 엑셀을 이용한 수작업 위주의 품질 점검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시스템 기반의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뉴얼로 데이터를 다루던 시절에는 관리나 분석의 효율이 떨어졌지만, 이제는 프로그램 기반 시스템으로 실시간 데이터 확인과 기록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과거에는 단순히 ‘길이를 재는 수준’의 품질관리였다면, 지금은 소재의 원료부터 가공 방식, 측정 조건 등 수천 개의 변수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한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즉, 과거가 ‘측정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해석의 시대’라 볼 수 있습니다.
공정이 정밀해지면서 품질 판단 기준도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한두 가지 지표로 판단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제품 하나당 2,000~3,000개의 공정 데이터가 쌓입니다. 이렇게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기 위해선 ‘무엇을 봐야 할지’를 아는 분석력이 중요해졌고, 단순 수치 비교를 넘어 상관관계를 도출하고 예측까지 해야 하는 수준으로 진화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후 원인을 찾는 게 아니라, 수천 개의 데이터를 통해 미세한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내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제품 간 상관관계 분석을 기반으로 주요 품질 인자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공정 조건이 변화했을 때 불량률이 함께 변동하는 패턴을 찾아내는 식이죠. 이러한 데이터 기반 예측이 가능해진 덕분에, 예전엔 놓쳤을 문제들도 미리 조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핵심은 데이터의 정합성입니다. 다양한 장비에서 측정한 결과가 일관성 있게 나오고, 해석 가능한 데이터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데이터 간의 편차가 작고 신뢰도가 높아야 공정 조정이나 고객 대응에서도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숫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고객은 두께 균일성을, 또 어떤 고객은 광학 특성을 더 중요하게 보기도 하죠. 양산 과정을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고객사로부터 과제가 제시되면 R&D 부서에서 요구 조건을 반영한 샘플을 제작하고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조건을 충족한 결과가 나오면 그 레시피와 데이터를 양산이관팀과 품질팀에 넘기고, 저희는 그에 맞춰 품질기준을 세팅하고 양산을 준비합니다. 하나의 제품이라도 고객사마다 품질관리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연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현재는 디지털 전환(DT)을 기반으로 한 품질관리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품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핵심 품질 인자, 즉 CTQ(Critical to Quality)를 도출하는 작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원재료 공급사와의 데이터 연동을 강화해 품질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문제가 생긴 이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 단계부터 품질 예측을 할 수 있도록 관리 수준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고,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 큰 차별점입니다. 단순한 수작업을 줄이고, 핵심 분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업무 효율도 높고, 개선 활동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습니다. 품질관리 직무에서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판단’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텐데, 그런 부분에서 저희 조직은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품질관리 직무에서는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매우 많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역량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수치를 눈으로 확인하거나 엑셀로 정리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수천 개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시각화해서 의사결정에 활용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코딩이나 자동화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업무 효율과 정확도를 크게 높여줍니다.
예전에는 반복적인 엑셀 작업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이썬을 활용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직접 짜면서, 30분 걸리던 업무를 5초 만에 끝내는 수준까지 효율이 개선됐습니다. 특히 데이터 가공이나 그래프 시각화 작업에서 코딩이 큰 역할을 합니다. 물론 Minitab 같은 통계 소프트웨어도 자주 사용하지만, 코딩을 익히면 업무 전반에서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지는 걸 느낍니다.
저희도 현재 AI 기반의 예측 품질관리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어떤 파라미터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조합이 불량을 유발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이때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면 단순한 상관 분석보다 훨씬 정밀하게 원인을 좁혀갈 수 있습니다. 특히 예지보전이나 품질 이상 사전 감지에 효과적입니다.
과거에 발생했던 실패 사례를 얼마나 잘 분석하고 기억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SOP(표준작업절차)를 개선하거나, 필요하면 연구개발팀과 협업해 근본 원인을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단순한 데이터 확인을 넘어서, 문제의 패턴을 읽고 재발을 방지하는 분석력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Minitab을 사용하고, 복잡한 데이터는 DT(Data Team)에 분석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파이썬 기반의 간단한 데이터 처리나 시각화는 직접 수행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중요한 건 툴 그 자체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정제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도구를 쓰든,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셋, 즉 ‘기준과 절차를 왜 지켜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태도입니다. 품질관리 직무는 단순히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넘어,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하는 책임감 있는 일입니다. 작업 하나하나에 정해진 절차와 기준이 있고, 그것이 제품의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성실히 따르는 자세가 기본입니다. 절차를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유를 알고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품질관리의 핵심은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할지를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통계적 지식입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치 간의 의미와 변화를 이해하려면 통계 기반의 사고가 필수입니다. 품질 편차나 이상 징후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통계는 실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데이터 분석 능력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ADsP(데이터 분석 준전문가)와 같은 자격증은 기본적인 데이터 처리와 통계 분석에 대한 이해를 증명할 수 있어, 직무 준비에 있어 좋은 기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해도 역시 필수입니다. 목표로 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가 만드는 제품의 공정과 특징을 미리 공부해두면 면접이나 실무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유사한 업종에서의 공정실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현장에서 장비를 직접 다루고, 데이터를 얻어보는 경험을 통해 품질관리 업무의 실체를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론으로 배운 내용을 실제 장비에서 확인해보고, 문제 발생 시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를 경험해보는 건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평가실은 24시간 운영되지만, 저는 교대 근무를 하지 않고 주간 근무를 기본으로 합니다. 다만,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야간에 연락을 받아 대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사무실에서 진행되며, 평가실 장비 점검이나 품질 이슈가 생겼을 때 직접 클린룸에 들어가 확인하기도 합니다.
절차의 의미를 이해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업무를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왜 이 절차가 필요한가’, ‘이 기준이 설정된 이유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일해야 품질관리자로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보다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고방식이 더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질문을 많이 던지고 기록하며 자신의 기준을 세워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분석 역량과 꼼꼼함은 기본입니다. 특히6시그마, 품질경영산업기사 등 품질 관련 자격증과 ADsP와 같은 데이터 분석 자격증이 있다면 기본적인 이해도를 증명할 수 있죠. 무엇보다도, 작은 것도 쉽게 넘기지 않고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절차를 단순히 따르지 않고, 그 이유까지 이해하려는 자세가 진정한 품질 엔지니어를 만듭니다.
문법 위주의 공부보다는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해보는 경험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공정 데이터나 품질 측정값을 가지고 시각화하거나, 간단한 상관 분석을 해보는 연습이 좋습니다. 나중에 머신러닝이나 랜덤 포레스트 같은 고급 기법을 적용하려면, 먼저 기초적인 분석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이썬이나 R을 활용한 실습 위주의 학습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테스트 장비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 신뢰도를 평가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어떤 장비가 반복 측정에서 얼마나 일관된 값을 내는지, 측정값에 이상치는 없는지 등을 분석하는 작업이죠. 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만 추려내고, 공정 개선의 근거로 활용하는 연습이 가능합니다. 또는, 원재료의 배치별 데이터와 최종 제품 품질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해보는 것도 실무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단순히 ‘열심히 했다’는 말보다 정량적인 성과나 결과를 제시하는 표현이 훨씬 설득력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턴 경험이 있다면,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 결과 생산성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단순 업무 외에 무엇을 개선했는지,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지를 말할 수 있다면 충분히 어필이 됩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직무와 무관한 경험을 강조하거나, 품질관리의 본질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품질 직무는 기본적으로 ‘규정과 절차를 지키는 일’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자유롭고 창의적인 것만 강조하는 답변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자기소개서에서 너무 포괄적인 이야기를 쓰는 경우인데요, 자신의 경험을 직무와 연결해서 풀어내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품질관리 직무는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에게 잘 맞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규정된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며 많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태도는 이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업무 진행 이력과 제품 품질관리 히스토리를 철저히 관리하는 습관이 큰 무기가 됩니다. 처음에는 다소 보수적이고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기 때문에, 꾸준한 사람에게는 분명 보람 있는 직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승환 PL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품질관리라는 직무가 단순한 ‘검사’를 넘어선, 데이터 기반의 ‘전략 설계’라는 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정 미세화가 가속화될수록 오차의 여지는 줄어들고, 그만큼 품질관리의 정밀함은 필수가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00점을 맞기 위해선 답지를 외우는 게 아니라, 왜 그 답이 나오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품질관리 직무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이유’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
바쁘신 와중에도 소중한 이야기를 나눠주신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신승환PL님께 감사드리며, 다음 기사에서 더욱 유익한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