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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이야기 | 화제와 논란의 중심, 스테이블 코인

코인이야기 | 화제와 논란의 중심, 스테이블 코인

최근 '모르면 간첩'이라는 경제 용어 딱 하나만 꼽는다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기준금리? 갭투자? 혹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외친 분은 없으셨나요?
코인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이미 익숙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언론에서 언급되는 주요 암호화폐만 인식하고 있었을 텐데요. 스테이블 코인은 얼마 전 전대미문의 암호화폐 가치 증발 사건이 발생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코인입니다.
지난 5월 초, 시가총액 50조 원에 달한 암호화폐 루나(Luna)의 가치가 한순간 99% 이상 사라져 버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지난 2007년에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외신들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실제 금융시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면, 암호화폐 루나는 가상자산의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개념을 우리만 모르고 있으면 안 되겠죠? 지금부터 저와 함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톺아봅시다! 🔍

SK Careers Editor 김민경

 


 
1. 스테이블 코인, 최근에 ''해진 이유

하루도 빠짐없이 주요 언론과 매스컴에서 언급되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 일명 ‘A코인 사태로 인해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인데요. ‘대충 심각한 사건인 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네…’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을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해 간단히 요약해 드릴게요!
 
*아래 사건 설명글은 구체적인 명칭을 언급하지 않고 A코인, B코인, 업체 C로 명명하였음을 안내해 드립니다.
 
이번 'A코인 사태'는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사건입니다. 먼저 지난해 초, 알고리즘 형태로 가치가 유지되었던 두 가지의 암호화폐(A코인, B코인) 규모가 예상보다 확장되자 이를 운영하던 업체 C는 새로운 금융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바로 B코인을 예치하면 연 20%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상품이었습니다.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기대도 할 수 없는 금리에 시장의 자본이 몰리게 되었고, 불과 1년 사이에 적립 규모가 160억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이 '위험하다', '불안하다'는 의견을 지속 피력한 가운데, 5월 초 B코인을 보유하던 한 투자자가 무려 8500만달러(한화 약 1,080 5,200만 원)가량의 '어마어마한' 매도 주문을 넣게 됩니다. 이후 B코인의 가격이 0.98달러로 급하강하게 되지요. 스테이블 코인인 만큼 가격이 1달러로 회복되는 것이 정상적인 루트였는데요. 하필이면 이때 투자 심리가 매우 요동치게 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B코인에 대해 불안함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이 B코인을 대거 매도하였고, 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됩니다.
 
순식간에 다량의 매도 주문이 발생하자 업체 C B코인의 가격 유지를 위해 가격이 연동돼 있는 위성코인’ A코인을 추가 발행했지만, 그 속도가 매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추가 발행으로 인해 공급이 늘어난 A코인의 가격도 함께 하락하게 되면서, 결국 A코인과 B코인의 가격이 동반 추락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에 두 암호화폐는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2. 스테이블 코인, 너 어디서 왔니?

이처럼 글로벌하게 핫해진 스테이블 코인, 대체 무엇일까요?
스테이블 코인은 이름 뜻 그대로 화폐의 가격이 안정적(stable)으로 유지되도록 고안된 암호화폐를 말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잘 알려진 코인들은 시세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이에 '암호화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는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유로(€) 같은 법정화폐와 같이 ‘1코인=1달러와 같은 개념입니다.
 
이처럼 화폐의 가격을 고정시켜 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부르는데요. 이와 반대로 고정된 화폐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디페깅(Depegging)'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사태를 디페깅 현상이 발생한 데에 따른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3. 스테이블 코인은 어떻게 스테이블 할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스테이블 코인은 어떻게 화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일까요?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발행사가 하나의 코인을 발행함과 동시에 실제 화폐인 1달러를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코인을 보유한 사람은 언제든지 그 코인을 발행사에 가져다주면 1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코인 가격이 1달러로 유지될 수 있으며,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으로 알려진 테더(Tether)’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알고리즘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는 발행사들은 실제 달러를 구매하지 않고 오직 프로그래밍을 통해서만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하지만 이번 ‘A코인 사태로 인해 전문가들과 대중 사이에서 '알고리즘 방식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맞느냐?'라는 의혹과 비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4.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스테이블 코인에는 대표적으로 3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1)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대표적인 코인: 테더(Tether)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와 일대일 관계로 유지되는 암호화폐입니다. 이 분야의 대표 코인은 세계 최대 화폐라 불리는 테더(Tether)입니다. 테더 1개의 가치는 달러 1달러로 고정되어 발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법정화폐를 담보로 법정화폐의 가치에 암호화폐의 가치를 연동하면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다른 비용이 들게 되는데요. 코인의 공급량(통화량)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달러를 코인 발행 업체에서 별도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투자자의 입장에서 안전 투자를 위해 발행 업체가 실제로 달러를 비축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그래서 코인 발행 업체는 코인의 공급량에 대응해 그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실제로 보유한 것이 맞는지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실물화폐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되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대표적인 코인: 다이(DAI)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에 그 가치를 연동하는 대신, 일정량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긴 뒤 고정된 비율에 따라 담보물에 해당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빌려 쓰는 방식의 코인입니다. 이 분야 코인의 대표적인 코인은 다이 코인인데요. 다이는 메이커다오(MakerDAO)라는 탈중앙화 조직이 운영·관리하는 코인입니다.
암호화폐를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탈중앙화 분산 구조를 바탕으로 한 암호화폐를 담보로 받는 것인데요. 따라서 필연적으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변화에 따라 담보로 받은 물건의 가치가 변동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갖고 있습니다.
 
3)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계속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코인입니다. 이 방식의 코인은 기존의 통화처럼 작동하기 위해 특정 자산을 담보해두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요. 담보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담보물이 없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가 있어야만 코인 시장이 작동됩니다. 그러니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인에 대한 신뢰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금세 위축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갖고 있는 것이죠.
 

 


5.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각국(정부)의 입장

사진=Flickr

스테이블 코인을 대하는 각국 정부의 입장은 어떨까요? 탈중앙화 화폐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던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CBDC(중앙정부가 관리하는 암호화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라고 언급했습니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 재무장관은 지난 5 12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테이블 코인의 금융안정성에 위험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CBDC를 사용하면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을 막을 것이란 의견도 냈습니다. 이와 더불어 스테이블 코인 발행기관도 시중은행처럼 같은 규제를 받는 법안을 제정해달라고 요청해 암호화폐 시장의 무분별한 확장에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우리정부에서도 강도 높은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작성한 '국회 발의 가상자산업법의 비교 분석 및 관련 쟁점의 발굴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 역시 발행기관에 대한 인가 규제, 준비자산 운용제한 등의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간략한 스토리를 들려드렸는데요. 이제 스테이블 코인의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오시나요? 😊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A코인 사태 발발 이후 많은 사람 사이에서 스테이블 코인 회의론’, 이를 넘어 코인 회의론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위기론을 먼저 점친 해외에서는 이미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미국 의회의 경우, 이번 사태의 핵심 요인이었던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올린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과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의 존폐도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이 가운데 논란의 ‘A코인 발행기관에서 새로운 블록체인을 발행할 예정이라 밝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과연 언제까지 스테이블 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