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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학기 맞이: 어쩌다 독강생이 된 그들의 생존기! 저희에게 강의실은 정글입니다.' 어쩌다 독강생이 된 그들의 생존기

저희에게 강의실은 정글입니다.' 어쩌다 독강생이 된 그들의 생존기



 SK Careers Editor 박기태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자신의 독강 레벨을 스스로 평가해본다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A양: 저는 독강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혼자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과목일지라도 제가 듣고 싶은 수업이라면 수강신청 1순위로 지정해둡니다. 수업을 빠져도 괜찮아요. 옆 사람한테 필기 보여달라고 부탁하면 되는 거잖아요?

(★★★ : 고급 수준. 낯선 맹수들에게도 기죽지 않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용감함을 가졌다!)


B양: 저는 아직 고수가 되려면 한참 남은 것 같아요. 수업 도중에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이 아직도 좀 어렵고, 교수님 수업을 잠깐 놓치는 날이면 전전긍긍 속앓이를 해요.

(★☆☆ : 초급 수준. 야생에 홀로 던져져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새끼 사자와 같은 존재다.)


C군:아직도 독강을 듣게 되면 마음 한 구석이 불안해요. 제가 프로 독강러가 아니라는 뜻이겠죠. 하지만 이제는 교수님과 자연스럽게 아이 컨택트도 하고 수업이 끝나고 나면 교수님께 폭풍 질문을 쏟아내면서 교수님에게 저의 존재를 알릴 수 있답니다.

(★★☆ : 중급 수준. 사냥을 종종 실패하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밥그릇은 알아서 챙긴다.)


D군: 교수님께서 수업 기자재를 대여해달라고 부탁하면 제가 먼저 나서서 도와드리고, 해당 학과 전공생들도 피하는 수업 도우미 역할을 타과생인 제가 합니다.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는데 매 학기마다 하다 보니 자연스러워졌어요.

(★★★ : 고급 수준. 내가 살고 있는 정글은 나의 삶의 터전이며 전혀 두려운 곳이 아니다!)




Q. 수업을 혼자 들을 때 보통 어디에 앉으시나요?

A양: 저는 항상 교수님 바로 앞자리에 앉으려고 합니다. 교수님과 눈을 맞추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수업에 집중하게 되거든요. 

B양: 처음에는 맨 앞에 앉았었는데, 요즘은 뒷자리에 앉아요.

C군: 2열 4행에 앉습니다. 제 앞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하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뒤에는 앉지 않는 것이죠. 왜냐하면 저는 교수님과 아이 컨택트를 하고 싶거든요. 하지만 교수님께서 저의 눈을 피하시더라고요. (웃음)

D군: 저는 PPT슬라이드 앞자리에 앉습니다. 뭔가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공부하는 느낌이 좋아서요. 


 

Q. 독강과 관련해서 슬픈 에피소드가 있다면?

B양: 제가 아이패드를 처음 사용했을 때의 일인데, 어느 날 갑자기 수업 도중에 알람이 계속 울리는 거에요. 분명 수업 시작 전에 전원을 껐는데 말이죠. 그래서 음량 조절을 했는데도 알람이 계속 울려서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저는 혼자이고, 아이패드는 꺼지지 않고.. 진짜 민망했어요. 심지어 교수님께서도 저를 직접 콕 집어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다음부터는 전자기기 꼭 무음모드로 설정하고 들어오세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우울해지더라고요. 그 이후로 항상 독강 때 뒤에 앉았던 것 같아요.

C군:제가 팀플을 했을 때의 일인데, 제가 타과생이니까 팀원들이 의견을 무시하더라고요. 저도 나름 고학년이어서 아는 것도 많은데.. 심지어 제 전공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도 저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았었고, 나중에 교수님께서 과제에 대한 피드백으로 몇 몇 내용들을 지적하셨는데, 그 내용들이 제 아이디어랑 관련이 있었어요. 제 의견을 고려해주었다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D군: 저도 팀플 상황에서 되게 아쉬웠던 적이 많았어요. 교수님께서 팀을 짜 주셔서 팀플을 하는데 팀장님, 팀원 모두 다 의욕이 없더라고요. 저는 그 때 타과생이었고 2학년 막내여서 아무런 힘이 없었기에 진짜 가만히 있었어요. 결국 저희 팀이 10개 팀 중 꼴등을 했었는데 그 때 진짜 충격이 컸어요. (웃음)




Q.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독강의 장점이 있다면?

A양: 저는 개인적으로 하이 텐션일 때는 집중을 잘 못하는데, 독강을 들을 때에는 아무래도 차분해지니까 바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기분이 우울할 때는 혼자 있고 싶어지니까 오히려 독강이 편할 때도 있어요.

B양: 대리출석을 해 줄 사람이 없으니 아침 9시 수업을 가기 위해 새벽 6시에 눈이 저절로 떠지는 기적을 볼 수 있습니다. 

C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오히려 이해가 더 잘 되는 느낌이랄까요.

D군: 저도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Q. 독강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인만의 생존 팁이 있다면?

A양: 독강은 무조건 결석하면 안 됩니다. 최대한 출석하고 수업에 집중을 해야 해요.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즐기며 하자!’라는 독강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불안감을 오히려 나의 친구로 만들어서 초집중모드로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어요.

B양: 당당하게 걸어요. 어깨를 피고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당당하게 혼자 앉고, 귀를 쫑긋 세우고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기세에서 밀리면 독강에서 살아남을 수 없거든요. (웃음)

C군: 저는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께 꼭 개인적으로 질문을 해요.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더라도 모르는 척 하며 무조건 질문을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눈도장도 찍을 수 있고 교수님에 대한 두려움도 차근차근 없애 나가는 거죠.

D군: 저는 제 주변 사람들을 잘 살펴봐요. 수업을 열심히 듣는 사람, 친절해 보이는 사람을 미리 파악하고 제가 수업을 빠지게 되거나 그러면 그 분들에게 부탁하는 거죠. 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미리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A양 :독강을 들으면 수업 끝나고 누구와 밥 먹을지 고민이 되고, 친구와 듣는 것보다 힘들다는 건 다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독강을 오래 들었는데 후회는 1도 없습니다. 제가 듣고 싶은 수업을 다 들었기 때문에 나중에 되게 많이 머릿속에 남았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즐기면서 합시다!

B양: 여러분, 원래 인생은 혼자 사는 것입니다. (웃음)

C군: 제가 혼밥도 자주 해보고 혼영도 자주 해보고 혼자 여행도 많이 다녀봤는데, 아무래도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웃음) 최대한 다른 전공 학생들과 어울려봅시다. 저도 그러고 있거든요. 물론 그 분들이 저를 좋은 친구로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