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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그 까짓 것, 아무것도 아니야!

전공 그 까짓 것, 아무것도 아니야!

혹시 ‘아무리 생각해도 전공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라고 한번이라도 느껴보신 적 있나요?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이 다가올수록 전공과 적성이 전혀 다르다고 느껴 전공을 살리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쯤 주변에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고민하는 학우들을 보신적 있을텐데요. 그렇지만 갑작스럽게 다른 직군의 일을 지원 하려니 막막하고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죠.  


실제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했다고 합니다. ( 출처 : 대졸 청년의 전공 일치 취업 실태 분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6.01.15 ) 전공과 다른 진로를 가고 싶어 고민하는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을 위해 방향키를 돌려 새로운 길을 개척한 3인 3색 인터뷰를 가져와봤습니다. 



 SK Careers Editor 김주현




우선 영어학과를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지만 웹디자이너 전직을 성공적으로 이룬 이언송 님을 만나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인문학과 다니는 학생들은 다 공감을 할텐데 사실 영어학과라는 전공이 인문학이었기 때문에 전공을 살리기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취업 가능성이 높은 비서, 경영지원 분야 등을 알아보던 중 경영 컨설팅 회사에 연구원으로 첫 취업을 했습니다. 업무 자체는 재밌는 부분도 있었지만 저와 적성이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어요. 컨설팅 쪽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겨야하며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기주장이 강한 성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런 일을 하면 멋있겠지.’, ‘돈을 잘 벌 수 있는 곳을 택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진로를 선택해 힘들었습니다.  



원래 디자인이나 미술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항상 조금씩 그림을 그려왔는데 고등학생 때 미술입시비용도 부담 되기도 해서 차선책으로 영어학과를 선택했죠. 처음에는 ‘영어를 잘하면 뭐든 쓸모가 많겠지?’라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는데 영어학과는 발음, 발성과 관련된 학문적 접근이 주가 되었고, 전공 특성상 취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과는 아니었어요. 앞서 말했듯 취업에 급급해서 입사한 첫 직장도 저에게 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죠. 회사를 그만둔 이후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 디자인 분야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우선 국가에서 지원하는 취성패(취업성공패키지), 국비지원 등을 꼼꼼히 알아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국비지원으로 디자인학원을 1년정도 다니면서 배웠는데 전공자가 4년동안 배워야 할 것을 1년만에 구색을 갖추려 하루 2-3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엔 포토샵의 포자도 몰랐거든요. 짧은 시간 안에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해 세미나도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고 가고 싶은 분야에 계신 분께 메일을 보내는 등 디자인 분야로의 취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지금은  I 사 브랜드 이벤트 페이지에 올라가는 프로모션 디자인, 브랜드가 입점 되는 인터넷사이트의 공식 제품판매페이지 등을 맡아 디자인하고 있어요. 세부사항 연출 컷 같은 디테일한 부분을 끊임없이 클라이언트와 대화하면서 업무 진행이 이루어집니다. 제 꼼꼼한 성향이 디자인의 한 픽셀, 한 픽셀 차이를 파악하는데 잘 맞다고 생각해요. 

디자인 학원에서 저 말고도 디자인전공이 아닌데 새롭게 도전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어요. 많은 친구들이 전공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힘들었던 부부으로 ‘타인의 말’을 꼽았어요. 다들 걱정해줘서 하는 말이었지만 한마디, 두마디가 겹쳐져 부담감으로 이어졌었죠. 그런 부담들이 쌓여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모임에서도 면접에서도 항상 받는 질문입니다. 물어보시면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어 뒤 늦게 시작하였다고 솔직하게 말을 했습니다. 오히려 제 컨설팅 회사 경력을 좋게 보는 회사도 있었어요.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업무 프로세스를 잘 알고 클라이언트 요구를 잘 파악할 것 같아 만나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영어학과에서 배운 것은 디자인을 위한 자료조사 할 때 폭넓게 활용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지난 시간들이 전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후회한 적은 없어요.


“고민은 짧게 하고 일단 시도해봐라!” 라고 말하고 싶어요. 고민이 길어지면 아무 일도 못하기에 일단 해보고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주변에서 많은 말을 할거에요. 하지만 그런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나는 뭘 할 때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너의 길을 흔들리지 말고 가길!



독특하게 문과계열에서 이공계열로 넘어간 조나단 님의 인터뷰 역시 취준생 분들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처음에는 개발자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전공이 경영학인걸 알게 되면 그 경위를 궁금해하더라고요. 보통 문과생이 공학계열로 넘어오려면 장벽이 있으니까 더 궁금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쪽이 물리나 수학같은 기본 지식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 물론 상위 개발자들에게는 필요합니다. )비교적 장벽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에는 다양한 길이 있는데요. 회계와 인적관리, 마케팅 등의 수업에서 마케팅 수업이 끌려서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케팅 수업은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게 아닌 이론 수업인데 이론보다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직접 자체서비스를 만들어 보고자 새로운 일을 시도해봤습니다.



저에게 개발은 다른 외국어입니다. 사실 저는 외국어 공부를 매우 좋아해서 4년동안 스페인어를 배웠고요, 대학에 와서는 2년 정도 중국어를,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왔습니다. 언어라는 게 배우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응용해서 써먹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개발도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래밍도 습득을 하면 바로 코드를 쓸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케팅 수업을 많이 듣다 보니 개발자로 일할 때도 클라이언트의 말을 이해하는 이해력, 접근성 등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공학 계열에서 부족함을 느껴 경영학 수업을 들으러 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이후 기획까지 하는 개발자가 된다고 생각했을 때 그냥 개발만 아는 것보다 더 좋아질 것이니 경영학과 융합이 잘 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선 맨 처음 책을 사서 공부했을 때는 독학의 어려움이 컸습니다. 제가 짜는 코드가 맞는지 자신도 없었고요. 주변에서 개발자하면 ‘디지털 단지의 등대’라고 표현하면서 워라벨(워크라이프밸런스)의 어려움을 강조하니 두려웠습니다. 실제로 개발자로 활동하고 계신 분이 주변에 없으니 참고할 사람도 없었고요. 이 부분에서는 학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발을 배우기 위해 1년간 휴학을 했는데 주변 어르신들이 한가지를 오래하지 않고 진로를 바꾸니까 끈기가 없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냥 웃고 넘어갔습니다. 결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개발을 시작할 때 아예 모르는 외국어를 배우는 셈치고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주변에 개발을 시작하면서 ‘헉, 이건 내 길이야!’라고 feel(?)을 받는 분이 계셨는데 저한테는 아직 그 feel이 안 왔습니다. 혹시 또 도전할 일이 생긴다면 다른 일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넓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발 직군에 있으면서 만난 다양한 개발자분 중에는 20대 후반, 30대 중후반까지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오신 개발자분을 많이 봤습니다. 늦게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이 봐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어요.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도전을 하고 나면 보이니까 한번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개발 직군은 자신이 성실하게 실력만 쌓으면 보상을 받기 쉬운 직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전공자라도 요즈음에는 실력이 있으면 인정해주니까 도전해보세요! 



이제 마지막으로 컨설팅회사로 시작해 웹디자이너가 된 언송님과는 반대로 시각 디자인과를 전공했지만 경영 컨설턴트로 나선 명재영 님을 만나볼까요?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미술 관련 사업을 하셨는데 대박이 났어요. 그래서 저도 비지니스를 하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외환위기로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지자 가정형편도 어려워졌어요. 그때부터 비지니스에 대한 꿈이 더욱 확고해졌고 대학교 2학년때 디자인 경영이라는 수업 수강이 본격적인 시작이 되어 경영학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 경영학을 접한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경영대 전공 수업 수강까지 전문적으로 발전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에서 마케팅, 창업, 세무 같은 다양한 수업을 들었고요, 또 온라인 강의 통해 독학도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EDx나 코세라같은 교육기관에서 폭넓은 강좌를 열어주는데요,  마케팅과인적자원관리, 경제학 같은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외에도 소비학,  기업가정신을 수료하는 등 브랜드 컨설팅에 필요한 폭넓고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전문적인 경영 용어를 몰라서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고, 모르는 영단어를 찾아보면서 공부했어요. 또 경영 동아리에 가입해서 관련 사람들도 많이 만나 정보교류도 하고 산학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브랜드경험(Brand Experience)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먼저 UX를 바탕으로 기업의 새로운 브랜드 사업계획을 컨설팅 해드리고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개발을 해드리죠. BI/CI개발과 브랜드에 필요한 응용 항목 같은 거요. 그래서 주로 사업계획서를 반드시 작성해야하는 스타트업 케이스가 많아요. 최근에 자동차 용품회사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브랜드 아이덴터티 개념을 ‘자동차 용품’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시켜 반응이 좋았습니다. 


디자인이 좋아서 디자인과를 선택했고 브랜드 디자인 일을 하다보니, 경영학이 필수라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재미도 있었구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기획하고 새롭게 시작하는걸 좋아했는데 그게 또 경영학이랑 이어진 것 같아요.  비즈니스 플랜을 하고 그것을 구체화해 홍보하는 것까지, 전부 저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선배, 후배, 지인들 대부분 디자인 계열에 종사했기 때문에 ‘쟤는 굳이 왜 힘든 길을 선택할까?’라는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시각 디자인과 내에서 이런 사례가 잘 없었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걷느라 조금 힘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게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달렸던 것 같아요.


자신이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전공과 다른 길은 울퉁불퉁 난코스입니다. 목적지가 불투명해서는 안됩니다. 다양한 경험과 독서, 선배의 조언을 통해서 목적지를 꼭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세요.  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항상 좋은 영향을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포럼이나 모임에 참가해 현장을 직접 뛰고 계시는 회사 대표님들이나, 경영대 교수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어요. 취업준비는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꿈을 이루게 될거에요! 취준생 여러분, 화이팅!


 


지금까지 전공과는 다른 분야에 도전한 3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세 분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그들의 도전정신이 아닐까요? 4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들인 전공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기란 분명 어려운 길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한다면 후회 없는 취업 준비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넓은 취업이라는 바다에서 방향키가 바뀌어 조금 헤맬지라도 반드시 원하시는 섬에 도착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