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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 격공! 이번 추석, 친척집에 가기 싫은 나, 비정상인가요?

취준생들 격공! 이번 추석, 친척집에 가기 싫은 나, 비정상인가요?

추석 대목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로 얼굴 보기도 바쁜 현대사회에서 명절은 오랜만에 온 친척이 모여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에 의미가 크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만족에게 뜻 깊은 명절날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가 늘어가는 사람은 명절증후군을 앓는 어머님들뿐만이 아니었다.

 

SK Careers Editor 송민정


이번 추석이 다가올수록 취업준비생들은 고민에 휩싸인다. 오랜만에 뵙는 친척 어르신들과 사촌들과의 만남이 기대가 되면서도, 온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이 그들에게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데.. 특히, 서울에 홀로 상경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명절날 고향에 내려가야 할지 말지’가 최대의 고민거리라고.

 

 


추석날, 친척들이 함께 모이면 즐거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조상님들께 차례도 지내고, 송편도 빚어 먹고, 오락거리도 즐기고……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왜 때문에’ 명절날 말 못할 고통에 괴로워하는 것인가?

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저는 현재 막학기를 다니며 하반기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저에게는 저와 같이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고민이 있습니다. 제 고민의 원흉은 바로 이번 추석입니다.
제 고향집은 울산이고, 저희 가족을 제외한 모든 친척들이 부산에 모여 살고 있어서 명절이면 어김없이 내려갑니다. 여섯 명의 사촌들이 모두 제 또래라 모이면 항상 시끌벅적합니다. 작년 하반기에 쓰디 쓴 실패를 맛보며 마음 고생한 이후, 올해 초 설날에는 그래도 오랜만에 식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큰아버지 댁에 내려갔죠.

 

제 사정을 잘 아시는 어른들과 사촌 언니, 오빠들은 저에게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취업 스트레스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저에게는 모든 것이 부담으로만 느껴지고 비수가 되어 꽂히더군요. ‘될 놈은 된다’라며 격려해주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조차 ‘나는 안 될 놈인가……’하는 비관적인 생각으로 이어졌고, 먼저 좋은 직장에 자리를 잡은 사촌 언니의 조언에 저는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온 식구가 하하호호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 기쁜 명절날, 저는 ‘내가 지금 이렇게 놀고 있어도 되나?’하는 죄책감과 함께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자괴감마저 들어 결국 체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추석도 저에게는 부담입니다. 만에 하나 누군가가 아직도 취업 준비를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 친척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저, 비정상인가요?

 

본 안건을 의제에 상정했다. 의견은 ‘비정상이 아니다’‘비정상이다’로 갈렸고, 두 측의 입장은 팽팽했다.

 

‘비정상이 아니다’ 측의 별론

A양(24) : 취업에서 오는 여러 가지 부담감 때문에 그런 것이니까 비정상이 아니죠. 지극히 정상입니다. 저희 언니도 지금 취업 준비 중인데 저희 바로 위의 사촌 오빠가 올해 상반기에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추석에 고향집에 가는 걸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B군(27) : 비정상이 아닙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저 좋은 곳에 취업 잘 되라고 매일 아침 절에 가셔서 비십니다. 올해 상반기에서 서류 광탈을 당하면서 할머니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제일 죄송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를 끔찍이도 생각해주시는 할머니께 감사드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저도 이번 추석에 할머니댁에 가는 것이 마냥 마음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네요.

 

‘비정상이다’ 측의 별론

C양(25) : 그런 생각은 바꿔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명절날 친척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취업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게 간섭처럼 느껴지고, 부담으로만 다가왔었죠.

 

지난 명절, 3년 만에 만난 큰아버지께서 저에게 아직 직장을 못 잡았냐고 물으시더군요. 그 말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순간 눈물이 났어요. 그러자 놀라신 큰아버지께서 차근차근 말씀하셨어요. 걱정이 되어서 한 말인데 상처가 되었다면 미안하다고… 어떻게 도와줄 만한 일은 없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라고요… 그러고 어르신들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를 정말 걱정하셔서 해주시는 격려와 조언이었어요. 삐딱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해요. 가족이야말로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이니까요.

 

D군(27) :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제가 모르는 취업 정보를 다른 친척들이 알고 함께 신경 쓰고 있다는 건 참 감사한 거죠. 즐거워야 하는 명절날에 잠시 취업에 대해 잊어버리고 있고 싶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또, 적당한 부담감은 자극제가 되어주기도 하니까요.

 

세대 공감, 대화가 필요해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은 위와 같은 대화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열심히 하는데도 성과가 없어 좌절하고 있는 그들에게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때때로 상대방은 진심 어린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건네고자 하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렀을 뿐. 그럴 때에는 더 깊은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다. 요즘 나의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면 상대방은 진심으로 위로하고 걱정해주며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것이다.


힘내렴! 언제나 너를 응원한단다

주변의 격려 속에서 취업에 성공한 몇 명의 직장인들에게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친척들의 어떤 격려와 선물이 큰 힘이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C양(26): 저는 사촌언니가 써줬던 손편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친구들은 모두 취업이 됐는데 저는 그 해에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취업에 실패해서 크게 좌절하고 있었어요. 처음엔 ‘내가 부족한 게 뭘까’ 고민을 해보다가 점점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나 보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저보다 2년 일찍 취업에 성공했던 언니가 제가 힘들어하는 걸 알고 편지를 써줬어요. ‘매일을 혼자서 수고하고 있는 OO아, 네가 지금 이렇게 남몰래 노력하는 거, 알아주는 사람이 곧 있을 거야. 조바심 갖지 말자’라는 구문이 어찌나 힘이 되던지……

 

K군(29) : 저는 큰아버지께서 부모님 몰래 쥐어주신 구두상품권이요. 아직 취업이 되기 전이었는데, ‘다 잘 될 거다.’라며 등을 두드려주신 기억이 나요. ‘다 잘 될 거다.’라는 짧은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어요. 결국 그 해에 취업이 되어서 큰아버지께서 주신 구두상품권으로 제 첫 구두를 장만했어요. 그 구두를 살 때의 기쁨과 설렘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아요.

 

J양(28) : 저는 할머니께서 제 손을 잡으며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건강하기만 하면 돼. 밥만 잘 챙겨먹고 다니거라. 알았지?’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그 전까지는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에 세 끼는커녕 두 끼도 제대로 안 챙겨 먹었는데, 할머니의 그 말씀 덕분에 삼시세끼 잘 챙겨 먹으면서 힘내서 취업 준비를 했었어요.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자마자 할머니께 제일 먼저 전화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혹, 취업준비생에게 할 만한 적절한 선물을 찾고 있다면, 김지수 에디터의 기사를 참고해보자.

해당 기사 바로 가기 취준생 응원 선물, 고민 고민하지 마~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취업 스트레스는 어떻게 보면 나와의 싸움이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잘 컨트롤하느냐가 취업 준비 기간을 보다 더 유익하고 덜 고통스럽게 보낼 수 있는가에 영향을 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과 보내는 즐거운 명절날, 스트레스 받는다는 핑계로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있다면 보는 사람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번 추석, 친척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 N모양이 비정상은 아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면 그때만큼은 일단 웃자.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