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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 수고했어, 오늘도

취업준비 수고했어, 오늘도

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번에 일어날까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의미 없이 밤 하늘만 바라봐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 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

 

                                                                          -[수고했어, 오늘도] 옥상달빛

 

SK Careers Editor 배지훈


“답답하죠. 그래도 뭐 별 수 있나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선선한 바람과 쾌적한 하늘이 완연한 대학교 캠퍼스에는 아름다운 색상의 나무들 사이로, 알록달록 싱그러운 색상의 옷을 입은 대학생들이 이리저리 바삐 오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수업에 들으러, 누군가는 밥을 먹으러, 누군가는 공부를 하러, 누군가는 수다를 떨기 위해 학생들은 저마다 발길을 옮겼다.


내가 K를 만난 것은 인적이 드문 캠퍼스의 한 귀퉁이에 있는 나무벤치였다. K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취업준비생이었다. 동아리에서 만난 K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금융권에 가고 싶어하는 그는, 각종 자격증과 인턴경력을 가지고 있다. 반년째 취업준비중인 그는, “요즘 잘 지내?” 라는 인사말에 쓴웃음을 지으며 “어찌어찌 사네요” 라며 말했다. 나는 취업준비의 현실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K군에게 간단한 인터뷰를 요청했다.

 

“취업준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나 고민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K는 잠시 고민하다가 “불안함”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요즘 기업들이 자기소개서를 중요시 한다고 하거나, 탈스펙 전형을 한다거나, 역량이나 창의력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어쩌라는 건지 헷갈리죠. 또, 다른 친구들은 이런 학원, 저런 학원 다니거나, 자격증을 여러 개 준비한다거나 하니까 나도 그런 거 해야 하나 조급한 마음도 생기고요.” 분위기가 어두워지기에, 화제를 돌려 밝은 질문을 했다. “취업 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K는 잠시 고민하더니, “돈 걱정 없이 여행 갔다 오고 싶어요. 부모님이랑 같이요. 아직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가 봐서, SNS보면서 많이 부러웠었거든요,” K의 밝은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는 다소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은 김칫국 마실 여유조차도, 생각조차도 갖지 않으려는 듯했다.

 

“요즘 취업준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이에 K의 거침없는 대답이 이어졌다. “요즘은 인적성 스터디랑, 영어 회화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저번에 직무시험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안 하려고요. 그리고 매일 신문 읽고, 스크랩하면서 시사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최근 마음가짐이나 마인드 컨트롤에 대해 물었다. “요즘 심경, 기분 같은 것은 어떤가. 취업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 편인가?” K는 살짝 이상한 눈초리를 하더니, 그래도 진지한 말투로 답해주었다. “답답하죠. 뭐 제가 열심히 한다고 뚝딱 되는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뭐 별 수 있나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스트레스는 가끔씩 스마트폰으로 예능 방송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같은 스터디원들끼리 맥주 마시면서 풀어요. 그래도 뭐 얘기는 취업 얘기만 하지만요.”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K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취업하면 서로 큰 턱 내서 엄청 맛있는 것 먹자며 헤어졌다.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은 힘든 시간임이 분명하다. 이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로 '마인드 관리'를 꼽을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취업준비생 94.5%가 우울증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잡코리아). 또한, 응답자 10명 중 8명에 달하는 87.1%가 ‘우울증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우울증이 미치는 영향으로는(*복수응답) ‘무기력증이 생겼다’가 응답률 41.5%로 가장 많았고, ‘짜증이 늘었다’가 응답률 31.3%로 그 뒤를 이었다. 고된 취업준비를 겪으며 취업준비생의 마음에 심한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이런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건강하게 재충전하면서 취업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운동: 튼튼한 신체는 정신도 건강하게 한다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는 다양하다. 뇌 활동을 촉진해, 인지 기능을 상승 시키고, 신경전달 물질인 세르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엔도르핀 등 호르몬을 상승시켜 불안함을 감소시키고, 자긍심을 향상시키며, 병적 우울증뿐만 아니라 정상인의 일시적인 우울 현상도 감소시킨다. 또한, 햇빛을 받는 야외 운동은 비타민 D가 프로비타민 A로 변하게 하고, 멜라토닌이 생성되어 밤에 잠이 잘 오게 한다. 취업준비기간에 운동을 통해 마인드 관리를 한김희진 씨를 만나보았다.
  

<김희진(29, 現 직장인)>

광고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 김희진 씨는 취업준비생 기간 동안 권투를 했다. 살을 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취업준비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함이 더 컸다. 격하게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리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준비를 하는 동안 운동은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을까?  "아무래도 운동을 하며 잡생각을 잊다 보니까, 안 좋은 감정이나 생각들을 빨리 털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몸도 건강해지니까, 오랜 시간 공부를 해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고, 몸도 좋아지니까 자신감도 생기고요." 그는 운동 실력이 늘면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어쩐지 보람찬 마음이 들어 취준에도 더욱 열심히 매진할 수 있었어요."

 

명상으로 복잡한 마음을 덜어 보세요
명상은 우리 정신 건강을 맑고, 건강하게 만든다. 특히 명상을 오래하면 뇌의 좌측 전전두엽의 활동이 두드러지는데, 이곳은 행복이나 기쁨, 낙천성, 열정과 관련된 뇌 부위다. 미국 위시콘신대학에서 1만~1만 5천 시간 동안 명상을 해온 티베트 승려들을 연구한 결과 명상을 하면 행복을 주재하는 좌측 전전두피질이 불행과 고통, 긴장,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주재하는 우측 전전두피질을 완전히 압도해 버린다. 즉, 명상을 하면 할수록 뇌의 행복한 부위가 활성화되고, 뇌가 불행을 느끼는 부위는 활동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취업준비를 하며 템플스테이를 다녀와 마음의 안식을 얻은 취업준비생 A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A씨가 직접 다녀온 용문사 템플스테이>


졸업 후에 취업 준비 중인 28세 A씨는 취업 준비 중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가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템플스테이를 선택했다.

 

그가 가장 인상에 깊었던 프로그램은 새벽에 진행한 108배였다. "해도 아직 안 뜬 새벽에 일어나서 스님들과 함께 108배를 한 후에 새벽 공기를 마시며 명상을 했습니다. 그때 명상을 했을 때 느꼈던 상쾌한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는 스님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절에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서도 배웠다. 자유롭게  명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는 그는 "잡념과 쓸데없는 걱정을 떨쳐버리고 제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마지막으로 A씨는 "현재 혹시 일이 잘 안 풀린다거나 마음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 새로운 환경에 가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거나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를 통해 문제의 답을 얻으세요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 해 독서를 9.2권으로 OECD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독서량이 많은 북유럽국가와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인데, 아이러니 하게도 독서량이 많은 국가들은 대부분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들이었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등)

 

실제로 독서는 우리 심리상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영국의 한 연구진에 따르면, 6분 정도 책을 읽었을 때 스트레스가 68% 감소함과 동시에 심장박동수가 낮아지면서 근육의 긴장이 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 환자들에게 치료용 독서를 하게 한 결과, 항우울제를 먹었을 때보다 증세가 현저하게 완화됐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많은 병사들의 정신건강 회복에도 독서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니,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열 번을 말해도 과함이 없을 듯하다. 이번에는 에디터 주변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고, 독서토론동아리 회장을 역임하고, 기수를 세 번이나 연장했던 사회학 전공 학생을 만나보았다.


그에게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은 책의 종류에 따라 상이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햇다. "책은 생각이나 지식 등을 담아내는 하나의 매체이기 때문에 저자에 따라 - 장르에 따라 다양한 형식과 내용, 그리고 효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학을 전공하는 만큼 수업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즐겨 읽고 있는데, 사회과학서적의 주된 효용은 엄밀한 개념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분석하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동일 대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하는 것을 두고 삶의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도 상당한 지적 만족을 주는 일이라고 칭했다.  


그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책은 <페르세폴리스> 라는 제목의 하는 그래픽 노블이다. 이란 상류층 여성인 마르잔 사트라피가 자신의 10~20대의 삶을 만화의 형식으로 풀어낸 책으로, 사트라피는 전쟁, 종교,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개인(본인)의 감정과 의지를 중심으로 서술함으로써 '여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당신과 같이 생각하고, 고통받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에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지속적인 삶의 문제에서 답을 주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책이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책 속의 지식이 직접적인 삶의 고민과 갈등에 해결을 제시하는 경우는 한정적일 수도 있지만, 고그러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삶을 반성하고 방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책만큼 가까이에 있어주는 조언자는 없다고 말했다. " 그러니 꾸준히 읽고, 고민하는 과정을 지속하다 보면, 취준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취업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94.5%가 우울증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우을증 증상이 취업에서도 나타나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직장인 A씨는 원하는 기업에 합격했지만, 취업준비의 후유증으로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매주 신경정신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가 취업을 한다는 것은, 회사에서 ‘잘 가르쳐서 이 일을 맡기면 잘 할 사람’으로 뽑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취업을 하고 나서, 정신건강이 피폐해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상태가 아니라면, 그리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 스스로 엄청난 압박과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그것은 마치 악순환의 고리가 되어 나를 끝없이 감정의 늪으로 가라앉게 하는 짐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취업을 하는 이유는 결국, 행복을 누리기 위함이 아닐까. 그것이 돈을 통해서건, 좋아하는 업무를 통해서건 상관없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취업준비가 우리 스스로를 불행의 길로 계속 인도하고 있다면, 그것은 무언가 잘못 된 것일 수 있다. 물론, 취업준비 과정에서 큰 고난과 역경과 힘든 점들이 생기지만, 그것이 우리를 끝없이 불행하고 우울하게 만든다면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온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취업준비는 힘들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주위를 환기하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나를 재충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마음을 통해 계속 정진하면, 고진감래의 열매가 다가오지 않을까. 역사상 많은 위대한 인물들이 목표를 쟁취하고 성공했던 것 뒷면에는 그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음을, 그리고 나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는 취업준비생들과 이 글을 읽었던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수고했어 오늘도.’